-2012년도 어느날
아폴로 11호가 처음 달에 착륙하여 지구인들에게 달과 지구를 생중계하였다.
지구는 홀로 색을 발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지만 또한 연약해보였다.
아주 작고 아름다운 지구, 그리고 그 속에서 하루라는 덩어리를 삼키며 사는 사람들은 너무도 작게 느껴졌다.
사상, 전쟁, 성공, 자살, 불안, 슬픔, 정치, 국가 이 모든 것이 너무도 별것 아닌 듯 보였다.
사람들은 언젠가 죽을 것을 알면서 한 평생 소유하기 위해 자신을 불태운다.
이 전에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했었더랬다.
이제는 이 세상은 무엇인가를 물어보려한다.
모든 사물에는 다 제 역할이 있고, 목적이 있다.
그런 사물의 집합체인 이 세상은 하나의 덩어리로서 또한 목적을 가진다.
사람들은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한다.
1 더하기 1이 왜 2인지 배우고 구구단을 외운다.
역사를 공부하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다.
그래서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이 세상에 대해선 아주 잘 알게끔 교육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세상은 사람들이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우리가 만든것도 아닌데, 마치 우리가 만든 것 처럼 정의하고 가르친다.
실제로 이 세상을 지으신 분의 의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심지어 누가 만들었는지 조차 관심이 없다.
애플과 삼성이 특허 문제로 소란을 피우는 것은 사람들이 얼마나 어리석고 이기적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주가 끝이 없다는 것은 아는데, 왜 우리들의 삶에 끝이 있다는 것은 모를까.
언젠가 인도에 있는 바라나시에 대한 다큐를 본적이 있다.
아주 더럽고 빈곤해 보이는 사람들이 그곳에 산다.
인도는 굉장한 나라이지만 내가 보기엔 그들은 현생보단 후생에 관심이 더 많아 보였다.
그래서 소위 선진국들이 현생에서 성공이라는 허무를 쫒아가는 것을 부러워 하지 않는다.
그들은 바라나시에서 화장되어 천국에 가는 것을 더욱 가치있게 여긴다.
사람들은 보이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에 기초하여 계획한다.
하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일까. 이 세상엔 보이는 것 보단 보이지 않는 것이 더욱 많다.
그도그럴 것이 사람은 시간과 장소라는 한계에 묶여 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지혜란 정말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나도 또한 사람들의 세상에 더욱 관심이 많다.
아직까진 그래 보인다.
나를 내려놓기 위해선,
사람들이 만든 세상을 먼저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